병상단상/병상단상

그렇게도 미련할 줄이야

주님만 주님만 2017. 7. 1. 15:57

토요일 낮부터 소화불량이라도 생긴 것처럼 뱃속이 개운치 않았다. 밤이 되니 뱃속이 안 아픈 데가 없이 고통스러웠다. 바른 자세로 누울 수 없어 옆으로 누워도 보았지만 그 고통은 멈추지를 않고.

뜬 눈으로 밤을 새면서도 병원 갈 생각은 하지 못하고 날이 밝아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병원 응급실은 밤중에도 열려있는 줄 모르고.

또 병원 갈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은 밝아오는 새날이 부활주일이라 새벽 예배를 드려야 하고 또 1부에서 3부 예배까지 인도해야 하였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월요일에는 정기노회가 있는 날이라 나는 노회장으로서 오후 1시부터 열리는 개회 예배와 성찬식, 3시에 임원 개선까지 마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내 몸을 돌아보아야 할 형편이었다.

그런데 부활절 새벽예배와 1부 예배를 드리고 나니 고통이 너무 심해 약사 N집사님께 진통제와 소화제가 필요하다고 했더니 정로환과 진통제를 가지고 왔다. 너무도 고마웠다. 진통이 올 때마다 그 약을 먹은 일로 주일을 지키고, 월요일 노회 임원 개선 할 때까지는 견딜 수 있었으나 집으로 돌아 왔을 때는 허리를 펴기도 어렵고 환처에는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이 심하여 즉시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서 간단한 수속을 밟았다. 10시쯤 되어서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너무 지체되어 복막염으로 성냥 알갱이만한 천공이 생기고 말았다. 이로 인해 수술 후에도 딴 곳에 구멍을 내고 튜브를 끼워 한동안 이물질이 나오게 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맹장을 24시간 내에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진통제를 먹으면서 위험한 고비를 24시간이 아닌 48시간을 넘겼음에도 이렇게 살아 있으니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주님! 무엇에 쓰시렵니까? 모든 영광을 주님께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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