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미국기행문2

미국기행문2

주님만 주님만 2017. 7. 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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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속에 전진

 

정상 정복은 모두의 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정상이 얼마나 허무한가? 땀 흘리고 애쓰고 노력한 대가로는 만족하다하기에는 너무 아쉽고, 지키기도 어렵다.

이집트의 피라밋 문명에 비해서 서구 문명은 지금도 숨소리가 살아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 역시 그림자 문명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일보다 더 높은 이상을 가지고 미국 땅에 내렸다.

올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거대한 영토와 선진화된 사회, 그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이 왜소해 보이는 것은 열등감에서일까? 그러나 영적인 자부심만은 굽히고 싶지 않다. 학문의 길은 길고도 어렵지만 그러나 노력한 만큼 대가가 귀중한 것이 사실이다.

어디까지 이르렀든지 앞에 있는 푯대를 향해 전진의 발길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그처럼 좋아하던 미국 상품인데

 

공산 통일로 가난해진 한 월남 청년의 말이다. “한국도 6·25때는 우리같이 가난했다.”

그렇다. 오히려 더 어려웠었는지도 모른다.

그 시절, 얼마나 미국 제품을 선호했던가? 하다못해 껌이나 초콜렛, 담배 할 것 없이 무조건 USA면 좋아보였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같이 여유를 누리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미국 제품이 좋다 하여도 음식만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간다 해도 나의 입에는 익혀진 우리 음식이 제일 좋으니...

영양가가 높아서도, 맛과 솜씨가 뛰어나서도 아닐 것이다.

맵고, 시고, 쓰고, 짜고, 그래도 좋은걸 어찌할까? 아무리 맛이 있다 자랑을 해도 구수한 된장국에 척척 걸쳐 먹는 얼큰한 김치만은 못하니 나는 사는 날 동안 한국인으로 만족하며 살리라.

 

Oakland city 제일침례교회

 

첫 수요일 저녁은 학교 인근에 있는 오클랜드 시티 제일침례교회(Oakland city first baptist church)에서 예배를 드렸다. 밖에서 보기에는 작고 아담한 건물인데 지하실은 구조가 대단히 훌륭했고 또 최대한 넓고 다양하게 꾸며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친교실, 청년회실, 성경공부반실, 유년부실, 주일학교실 등. 수요일에는 공식적인 예배가 없고 그룹별로 성경공부나 아니면 친교 모임으로 시간을 가지는 것 같다. 우리가 참석한 그 날 모인 숫자는 우리들 외에 20명 정도? 그나마도 젊은 사람은 없고 대부분 70이 지나보인다.

광고를 먼저 하고 교인들의 사정을 소개하면서 기도를 부탁하는데 성도 중에 어떤 사람은 위암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있다는 소식, 어떤 사람은 자궁암 수술을 받았다는 얘기, 또 사고를 당하고 입원 중이라는 이야기 등 기도 제목을 이야기하고 합심 기도를 한 후 교인들이 돌아가면서 성경 문제를 토론하고 목사의 물음에 답변하는 대화 형식으로 이어져 나갔다. 그리고 함께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고 마친 후에 우리를 위한 다과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여 지하에 있는 친교실로 안내되어 다과를 함께 나누었다.

 

폐허된 건물

 

웬일일까? 교회가 문을 닫고 폐허가 되었으니. 붉은 벽돌로 잘 지어진 건물이 지붕이 내려 앉고 벽이 허물어 졌으니.

미국에서 볼 수 있는 전반적인 현상은 주일 학생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없어진 교회도 있다고 한다. 너무 살기가 좋아서일까? 하나님을 의지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일까?

부자를 죄악으로 간주하기는 어려우나 죄악의 온상이 되고 있으니 문제이다.

내가 내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없도다”(34)

세상 것을 배설물같이 포기할 수 있는 믿음, 이는 진리가 그만큼 더 귀하기 때문이다.

 

상수리 마을

 

아름드리 상수리 숲,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늘 푸른 정원, 다람쥐와 산새들이 한데 어우러져 놀고 있는 광경은 에덴을 연상하게 한다.

어디를 가도 흙먼지 날리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기에 침실에 들기까지는 신발을 벗지 않고,

그러나 그러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감사를 하고 있을까?

불행을 모르는 행복이라면 행복이 될 수 없으니,

역경 중에서도 내일의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더 복되리.

 

New Harmony를 찾아서

 

미국 역사의 유적지 뉴 하모니를 향해 나들이를 하였다.

뉴 하모니는 1824년 인디애나 주 정부의 허락을 받고 독일에서 건너온 Robert Owen Philantthropist william이 중심이 되어 유토피아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룬 마을로,

이백 년 된 통나무집들이 보존되어 있다.

그들은 신앙을 중심으로 마을 중앙에 먼저 교회를 세우고, 또 학교를 세워 교육을 시키고, 집들을 짓고, 여러 가지로 이상 세계를 이루려고 노력하였으나 역시 현대문명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정신이 귀중하기에 그대로 보존하여 역사적인 교육의 장으로 삼고 있다.

 

준법 사회

 

법이라면 그만이다.

너무도 철저하여 조그마한 것이라도 법을 어기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법을 지키면 마음껏 자유를 향유하며 살 수 있는 나라.

음주 운전을 하면 면허증을 빼앗긴다.

어디를 가든지 줄을 서며, 다른 사람의 권리나 자유를 침범하지 않고, 죽은 나무라도 함부로 손을 대면 무거운 벌금(500$)을 물게 된다.

내 집 뜰에 있는 죽은 나무를 자르려고 하면 먼저 신고를 하고, 정원의 잔디를 제 때에 깎아주지 않아도 벌금을 문다.

아름다운 환경을 살리는 데는 사람이 그만큼 부지런해야 하고 질서를 지키는 데는 준법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척도는 준법의식에 있으리라.

 

에반스빌에서 드린 주일 예배

 

미국에서 첫 주일을 맞게 되었다.

TV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찬양과 메시지가 전파를 타고 있다.

우리 일행은 크리스챤 펠로우쉽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한국에서 찾아온 친구들이라고 먼저 소개해 주었다.

마침 어린이 주일이라 특별 순서가 있었다. 먼저 아이들이 나와서 찬송을 부르고 다음에는 자기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감사의 노래를 불렀다.

어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미국 사람들은 예배드리러 나올 때 청바지 혹은 다른 바지를 입지 않을 뿐 아니라 자기가 가진 옷 중에서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나온다.

그래서 주일을 Best drest day라고도 한다.

그 믿음이 오늘의 미국을 이끌고 있는 원동력인가?

 

이민 2세들의 우리 말 실력?

 

하루는 아버지의 부탁으로 고국에서 찾아오는 목사님들을 공항에서 모셔온 아들이 하는 말이다. “아버지 이것들을 어디다 모실까요?”

수영장이 갖추어진 성도의 집으로 목사님이 심방을 갔는데 마침 아들이 하는 말,

엄마, 나 지랄할래.”

안돼, 지금 하지마

그 엄마는 아이가 수영을 할 때마다 공부는 하지 않고 놀기만 좋아한다고 해서

또 지랄하네하고 걱정하는 말을 아이는 수영인줄로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를 만나 너무도 반가워서 하는 말,

이 새끼야, 그동안 잘 있었나?”하며 정담을 나누는 소리를 듣고 나중에 돌아가는 아버지 친구에게 아들이 하는 인사,

이 새끼, 잘 가시오

교회에서 목사님이 성도들과 함께 심방을 왔는데 아이가 하는 말,

우리 집에 심방 다섯 개 왔어요.”

이민 사회에서의 언어와 습관, 생활 교육이 이렇게도 어렵다. 더 잘 살고, 더 나은 환경 속에서, 더 알찬 교육을 시키기 위해 미국까지 왔는데.

 

 

Lincoln's cabin에 들려서

 

인디애나주 오클랜드 시티에서 약 한 시간 거리의 외딴 곳 산골 통나무집에서 세계적인 인물이 나왔다.

그 사람은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꿈을 심어 주었다.

링컨이 7살 때 일리노이주를 떠나 인디애나주로 와서 17세가 되기까지 살던 집이다.

우리의 시골집과 다르지 않는 작은 통나무집에서 맨발로 살아가며 땅을 일구어 자급자족 하였었다.

링컨이 유명한 사람이 되기까지에는 그의 서모 Nancy Hanks Lincoln의 역할이 컸다.

어릴 때의 링컨은 튼튼하고 힘이 좋아서 벌목꾼이 되어 주길 바랐는데 그는 책을 좋아하였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는 이 놈은 전혀 가망성이 없어하며 아들을 많이 구박하였다.

그 때마다 서모인 Nancy가 아들을 격려하여 공부하게 하였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열심히 가르쳤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한 링컨은 그렇게 어머니의 힘을 입어 마을에서 존중받는 지도자로, 또 변호사로, 드디어는 나라를 다스리는 대통령까지 된 것이다.

어머니 Nancy는 눈을 감으면서도 자기의 손때 묻은 성경을 유산으로 물려주었으며 하나님의 말씀대로만 살아 갈 것을 당부하였고, 링컨은 그 유언대로 믿음을 지키고 사랑을 실천하며 살았다.

그는 회고담에서 나를 인도하시고 생명을 주신 이는 하나님이시지만 오늘의 내가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신 이는 나의 어머니 Nancy이다하였다.

오늘의 문명사회에도 원시적인 이 흔적들이 미국을 지켜 주는 지주가 되고 있다.

 

노란 리본과 고무풍선

 

저녁 930, 에반스빌 공항에서 노란색 고무풍선을 들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다.

알고 보니 걸프전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전사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가족들인데 승리하고 돌아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으로 손에 손에 노란 풍선을 들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담겨진 일화가 있다.

1972, 미국의 한 가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남편이 실수하여 3년간 형을 살고 출감하게 되었는데, 아내의 얼굴을 다시 볼 수가 없어 애절한 사연을 편지에 실어 보냈다.

만일 당신이 다시 나를 받아준다면 우리 집 마당에 있는 참나무 가지에 노란 리본 하나를 달아주시오. 그러면 나를 환영한다는 뜻으로 알고 당신 품으로 돌아가겠소.”

고향집을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은 남편은 초조한 마음으로 혹시나 하여 그 마을 정거장에 내리지 못하고 지나쳐 가며 자기 집을 바라보니 참나무 가지에 노란 꽃이 만발하여 있었다.

남편이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는 아내는 리본을 하나만 달아 놓으면 혹시나 못 볼 것이 아닌가 하여 리본을 나뭇가지에 촘촘히 달아 놓은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가 매스컴을 타게 되자 그 때부터 미국에는 돌아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으로 노란 리본과 노란 풍선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떻든 집을 떠났다가 다시 나를 사랑하며 반겨주는 그리운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인가. 주님의 사랑은 더 귀하다. 나를 위해 죽으시고 구원의 은총을 베풀어 주셨으니.

집나간 탕자라 나무라지 않으시고 오늘도 문 열어 놓고 기다리시는 그 사랑. 기력이 쇠하기 전에 체면을 던져 버리고 돌아와서 주님의 품에 안기는 자에게 복이 있으리라.

 

문화적인 차이라고 보아야 할까?

 

건강이 지나쳐 비대해진 자들을 쉽게 접한다.

밤늦게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휴게실에서 기다리는 시간이다.

육중한 남학생의 무릎 위에 닮은꼴의 여학생이 앉아서 주변을 의식할 줄 모르고 별난 행동들을 하여 당황하게 한다.

그런 일은 은밀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던 우리가 부끄러워 얼굴을 돌렸는데, 같이 있던 다른 남자 친구는 마치 TV를 구경하듯 자연스럽게 대하고 이야기 한다.

민망하여 자리를 옮기려고 일어나니 그들은 괜찮으니까 앉아 있으라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들이다.

그곳에서 오래 생활해 온 J전도사는 이런 광경을 너무도 흔하게 보아 이제는 시력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한다.

많이 개방되었다고는 하지만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윤리적인 교훈이 순수하고 귀하게만 느껴진다.

매 년 이혼이 늘어만 가는 사회. 그것도 선진화 현상으로 보아 넘겨야 할 일일까?

 

어미의 지혜

 

링컨 캐빈에 들렸을 때 마침 세 마리의 새끼를 둔 어미 고양이가 산토끼 한 마리를 사냥하여 왔다. 역시 딸린 가족이 있으니 부지런히 사냥할 수밖에.

그런데 그 토끼를 죽이지 아니하고 새끼들 앞에 물어다 놓는 것이다.

그러자 새끼들은 그 시간부터 먹이를 앞에 두고 사냥하는 기술을 익혀간다.

열심히 물어보기도 하고,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뺏고 빼앗기며 정신없이 뒹군다.

그것이 어미의 지혜이다.

한 마리 고양이의 지혜가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받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두고 하나님을 향해 책임져 달라는 사람은 없는지?

게으른 자는 개미에게서 근면을, 무능한 자는 고양이에게서 자립하는 기술을 익혔으면 좋으련만.

 

흑인으로 구성된 성가대의 찬양

 

저녁 일곱 시부터 졸업 스케줄에 따라 집회에 참석하였다.(강사 Dr. Dennis Frey)

마침 특별 순서로 초대받은 흑인 성가대가 등장하여 30분 정도 찬양으로 하나님 앞에 영광을 돌렸다.

멤버 중에는 앞을 못 보는 맹인들도 있었고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었지만 열정적으로 부르는 그 모습에서 은혜가 넘쳤고 뜨거움이 흘렀다.

모두가 자유로우면서도 질서와 조화가 어우러져 있고 기쁨이 충만하여 눈물을 흘린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광채 띤 그 모습은 찬양을 부르는 자가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은혜였다.

찬양 후에는 말씀으로 은혜로운 시간이 이어졌다.

그 시간 죽은 자, 병든 자, 죄악에 물들어 방황하는 심령들은 앞으로 나오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앞으로 나와 회개하고, 기도 받는 시간에는 변화의 역사가 있어났다.

대부분 10,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다.

부모 혹은 가족이 나와 그들을 포옹하고 함께 반겨 주었다.

비 맞은 개가 집안으로 들어와 소파 위에서 몸을 흔들어 물을 뿌린다면 집안에 사람이 없다는 증거요, 만일 주인이 보았다면 즉시 개를 밖으로 쫒아내게 될 것이다.

그와 같이 우리가 범죄하여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그는 죽은 심령이나 집을 비운 상태일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예수를 믿노라고 하면서도 온갖 더럽고 추악한 죄를 짓는데 반응이 없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닌 수 없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51:17).

 

Shopping을 하면서 받은 인상

 

거대한 미국이 마치 일본의 안방 시장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전자 제품, 카메라, 자동차 등 정밀 기술과 부가 가치가 높은 것은 일제 상품 일색이다.

백인들의 자존심이 그처럼 높을지라도 편리하게 살 수 있는 문명의 이기를 외면할 수는 없었으리라.

마침 여유시간을 활용하여 쇼핑에 나서기로 하였다.

LA에 있는 생질에게 선물하려고 마련한 원피스가 숙소에 와서 보니 너무도 커서 도저히 입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며칠이 지난 후에 다시 시간을 내어 교환하러 갔는데, 물건 살 때 받은 영수증을 그대로 보관하지 못하여 걱정하면서 갔다.

미국은 모든 것이 법과 질서로 되어 있어 물건 살 때는 영수증을 반드시 해주고 다시 교환할 때는 그 영수증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걱정하면서 갔던 발걸음이 기쁨으로 바뀌었다.

싸이즈가 맞지 않아 교환하기 위해 왔다고 했더니 맞는 싸이즈가 없으니 현금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다른 가게에서도 친절은 마찬가지다.

전자 상가에 들어가서 이것저것을 물어보니 이 제품은 3일 후에 오면 세일을 하는데 그 때 오면 15% 싸게 살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명함을 건네준다.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다시 찾을 수 없었던 것이 못내 미안하게 생각 되었다.

친절과 신용은 상도의에 으뜸가는 일이니 우리 사회에도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

 

호기심을 한 몸에

 

이 한우씨한국인의 이름이요 국적이다. 그러나 키가 크고 코가 우뚝하고 짙은 갈색의 눈동자, 그리고 머리 칼라가 외국인이 분명하다.

호기심을 보이는 우리에게 옆에 있던 한국인 친구가 설명을 한다. 서독인으로서 우리나라 사람과 결혼을 하고 한국에 귀화하여 서울에서 살고 있다고.

앞으로 목사 안수를 받아 카운슬링을 전문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6개 국어(독어, 불어, 영어, 스페인어, 라틴어, 한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고 이제는 러시아어를 배울 계획이라고 한다.

언어 장애만 없다면 복음을 전하기에 얼마나 편리할까?

바벨탑이 아니었다면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었을 텐데.

 

축제의 도장

졸업 연회장이다.

학위 수여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 온 가족들까지 모두가 축제 분위기에 들뜨게 되었다.

순간을 붙들어 두기 위한 욕심에서 모두들 카메라 후래쉬를 터뜨린다.

졸업생들 대부분이 40-50대의 연령인 것 같다.

배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처럼 학문에는 연령이 상관될 게 없다.

또한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골고루 모였다.

어찌 보면 인생은 배우고 일하다가 끝나는 것이 아닌가?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었어도 여전히 만족하다 머무를 수 없으니,

보다 밝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여전히 달리고 있다.

 

위에서 보는 세상

 

우리나라는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아메리카 대륙은 너무도 광활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끝없는 지평선에 곧게 뚫린 도로망, 또 잘 정리된 경지, 푸른 숲들은 단순히 천혜의 복으로만 생각되지 않는다.

자연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개발하지 않으면 황폐해지고 만다.

모두를 그림 속의 떡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자랑스러운 믿음의 보배들

 

미국에 사는 교민 중에는 신학생을 16명 뒷받침하는 분과, 연금 대상으로 복지 아파트에 살면서도 밤낮으로 일을 하여 고국에 개척교회를 열 곳이나 세운 분도 있다.

권사님은 집 안에서 이웃 모르게 보세품 일을 하다가 이웃이 신고하여 결국 집달리에 의해 쫓겨나게 되었다.

그 분은 연금 대상 아파트에 사는데 거기서 부업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에야 고국에서 보내온 목회자들의 눈물 어린 사연과 개척교회를 설립한 10곳의 교회 사진을 공개하였다.

단속반은 물론 고발한 이웃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그 후부터 시 당국의 배려로 떳떳하게 일할 수 있도록 넓은 공장까지 제공을 받아 마음 놓고 일할 수가 있었다.

선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을 더욱 존중하는 사회,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주님을 바로 섬기는 삶은 그렇게도 복되나니 주님 손에 붙잡힌 삶을 그 어찌 감사하지 않으랴!

 

Crystal Church

 

주일 낮 예배는 한인 교회에서 드리고 오후에는 R. Schuller 목사가 시무하는 Crystal Church를 방문하였다.

모든 건물을 수정 모양의 아취로 꾸민 것이 특징이었다.

역사의 걸작 품으로 생각되었다.

기독교의 상징으로 그러한 교회를 세울 수 있었다는 것이(그것도 순수한 성도의 정성으로) 놀랍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영감이 살아있는 말씀이리라.

그러므로 항상 라오디게아 교회보다 서머나 교회, 빌라델비아 교회같이 되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중심을 하나님께서 받으시도록...

 

사막을 황금으로

 

캘리포니아에는 3-4년 동안 계속하여 기근이 드는 바람에 강수량이 줄어들어 절수를 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LA에서 시판되는 생수 값이 기름 값보다 비싸다고 하니 우리나라 생수와 미국의 기름을 물물 교환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천리 밖 콜로라도(강물색이 젖빛) 강물을 끌어들여 LA시가 개발되었다.

전에는 그곳이 사막지대였으나 오늘은 황금도시를 이루어 놓았으니 가히 놀라울 일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고, 개발하면 이렇게 값진 보배가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국제 수도 New York이나 에너지의 보고 알래스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 문명이 발전된 오늘이라 할지라도 조물주의 영광에는 이르지를 못하나니.

 

Redondo Beach에서

 

방파제를 단숨에 날려버릴 듯 사정없이 몰아치는 태평양의 거센 파도를 바라보면서 잠시 감회에 젖어든다.

이 물을 따라서 돌고래같이 헤엄치고 헤엄쳐 가면 내 조국 한국 땅에 닿을 수 있을 텐데.

끝을 모르는 태평양의 거센 물결, 강태공들의 모습도 여기 저기 보인다.

교민들이 많다보니 과연 여기가 외국인가? 아니면 내 나라에 온 것일까?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줄기차게 뻗어가는 한국의 혈통, 어디에서 자리 잡고 살던지 머리가 되고 꼬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개척자의 정신을 살려 나가고 혼탁한 세상에 물들지 않기를...

 

미국 시민권

 

LA에는 가난하고 초라해 보이는 멕시칸들이 눈에 많이 뜨인다.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서 있는데 그들은 일거리를 얻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또 그들이 살고 있는 담 벽에는 온통 낙서투성인데 그것은 자기 구역 표시라고 한다.

시에서 그것을 지우면 그 다음날로 다시 써 놓고, 지우면 다시 쓰고, 그래서 이제는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같은 대륙이면서도 멕시코 국경만 넘어서면 생활환경이 달라진다.

멕시칸은 한 달 수입이 500-600$만 되면 중산층에 속하고 미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이나 노동허가증만 있어도 최고의 결혼 조건이 된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에게 경제적인 여건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물질적인 풍요가 영적인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니 문제이다.

그러므로 있는 자들은 없는 것 같이 겸비할 때 주의 은혜가 임할 것이다.

또 영생의 양식을 위해 썩어질 것을 투자할 수 있는 믿음이 중요하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14: 17)

 

축하 박수

 

항상 축하 받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 내용이 문제이다.

미국에는 문 닫는 교회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장로교단 총회에서 한 해 80교회가 문을 닫았다는 보고가 나오자 일제히 손을 들어 축하 박수를 했다고 한다.

사연인즉 금년에는 100교회가 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어이없는 일이다.

미국 사회가 그렇게 되어 가다니, 그러면서도 주님의 명령 따라 땅 끝까지 증인 될 수 있을까?

너무도 죄스러운 일이다.

세상 영광 다 잃어도 진리만은 잃지 않아야 할 텐데.

 

사통팔달의 도로망

 

인체는 동맥이 튼튼해야 하듯 한 나라의 국력은 그 나라의 도로 사정에서도 느낄 수 있으리라.

세계에서 가장 도로 사정이 좋은 나라가 미국이다.

그러므로 지도 하나만 있으면 미국 전역을 어디든지 여행할 수 있다고 한다.

시원스럽게 뻗어나간 Free Way, LA시내에서만 그런 도로가 100개라고 한다.

하루 종일 달려도 도로를 보수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손질해야 하는 우리의 실정과는 왜 그렇게 차이가 있는 것일까?

기술 축적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더 많이 노력하고 땀 흘려야겠다.

우리의 국력을 세계에 펼쳐 나가기 위해.

 

, , 땅 소리만 하다가

 

LA에서 그랜드 캐년을 향해 달리다 보면 씨에라 네바다 산맥을 넘으면서 광활한 사막이 펼쳐진다.

물론 사막이라 해도 개발 불가능한 지역은 아니다.

연중 강우량 110mm에도 미치지 못해 지금 상태로는 농작물을 가꾸기에 부적절하므로 그대로 방치해 둔 것뿐이다.

또한 현재 미국의 인구로는 더 이상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도 않고.

그런 땅이 미국 영토의 1/3이나 되니 그렇게 넓은 유휴 지역을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보고 저 땅, 저렇게 넓은 땅, 저 아까운 땅하며 계속 땅 이야기만 하다가 관광 일정을 마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기야 땅 한 평에 억이 넘는 숨 막히는 곳에 살다 보니 그럴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않음을 알았을진대 주의 은혜로 어찌 족하지 않으랴.

사람에게는 몇 평의 땅이 필요할까?”

 

미국 식당에서 먹은 김치

 

이제 서구 지역 어디를 가든지 일본 관광객을 가이드 하는 백인들은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Hotel이나 Shopping Center에도 일본글이 빠지지 않는 것 같다.

그처럼 일본 고객이 많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근간에는 관광객 중에 한국인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미국인이 싫어하는 김치가 미국 식당에서 나왔다.

한국 사람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우리의 주식인 밥은 삼층으로 만들어져 모처럼 고국의 향수를 느끼고자 하는 우리를 실망시켰다.

어디 물 붓고 삼기만 한다고 밥이 되던가?

한국인들의 은은한 끈기가 밥 잘하는 비법인 줄 모르고.

 

Grand Canyon

 

 

길이 2,350km에 깊이 10-30m 되는 콜로다도 강을 끼고 이루어진 대 협곡.

이름 붙여 영원한 미완성이라고도 한다.

깊이 1마일(1.6km)의 계곡에 폭 9마일(14.4km) 높이 2,200m가 넘는 능선으로 이어진 대 협곡이다.

형형색색으로 지층을 형성하고, 해가 비추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으로 보인다고 한다.

조물주의 신비는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선다.

골짜기 위를 유유히 날고 있는 한 마리의 독수리, 그도 과연 이 절경을 감상하고 있는지? 밝은 눈은 먹이를 찾아 분주하리라.

그곳에 서식하는 야생 동물들은 대부분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먹이로 비만증과 운동부족에 걸려 수명이 단축되는 일이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짐승마저 그런 현상이 일어나니 인간은 오죽 하랴.

역시 먹기를 위해서 사는 인생같이 어리석은 일은 없으리라.

 

아메리카 원주민들

 

문명의 그늘 밑에 사라져 가는 인종.

아리조나주 안에는 인디언 보호구역이 있어 그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

매월 생활비로450-500$ (세금면제),

그런데 인디언들의 평균 수명은 47, 조로 증상으로 빨리 죽을 뿐만 아니라 그 숫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아팟치, 코만치 같은 족속들은 멸종 된지 오래라고 한다.

세상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그렇다고 노력도 하지 않으니...

국가에서 제공하는 보조금과 관광객들을 상대하여 잡화를 파는 것으로 생활해 나가고 있는데 그들의 독자적인 성격 때문에 협동 생활을 못한다고 한다.

그로 인해 부락마다 언어와 풍습이 다 각각이고,

변화에 적응을 못하면 스스로 도태되고 자연을 개발하지 못하면 자연에 정복당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그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인디언 보호 구역을 넘어서자 푸른 잔디에 백구를 날리는 백인들의 골프장이 보인다.

 

글랜 캐년 댐에서

 

1957년에 착공하여 911개월 7일만에 완공된 댐이다.

평균 발전력 100, 최대 출력 130, 총공사비 22천만$의 거대한 댐이다.

콜로라도 강에서는 후버댐(평균 발전 130, 최대 출력 220)과 함께 쌍둥이 댐이라고 불리워지기도 한다.

높이 220m, 길이 384m에 댐의 둘레는 3,200km라 하니 상상하기가 어렵다.

거대한 터빈을 돌리는 물의 힘, 자연은 개발하면 이렇게 많은 혜택을 안겨준다.

오늘도 창조적인 지혜는 꿈을 가진 자에게 돌아오리니...

 

하룻밤을 지나면 떠나는 인생

 

그동안 미국에서 머물렀던 호텔들이 대부분 훌륭하였다.

그러나 하룻밤을 자고나면 미련도 없이 떠나는 나그네 인생이다.

사실 뒤돌아볼지라도 다시 돌아가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쩌면 돌이키려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안개와도 같고 풀의 이슬과도 같이 사라져만 가는 인생, 무상하다 말을 할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렇게 무의미하게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님께서 베푸신 영원한 진리가 내게 있으니.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

 

래드 캐년을 지나 브라이스 캐년을 둘러보았다.

그랜드 캐년을 남성미에, 브라이스 캐년을 여성미에 비교하고 있다.

2,500m 고원지대에 있는 브라이스 캐년은, 지반이 약한 황토석인데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토석들이 깎이어져 이루어진 골짜기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깎여나간 기둥들을 보며 사람이 손으로 깎고 다듬어도 이보다 더할 수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유타주를 떠나 아리조나주를 거쳐 네바다주로 들어왔다.

면적이 28ha에 인구 120, 우리나라 남북 면적보다 더 넓은 지역에 인구는 중소 도시 하나 정도.

그래서 70%는 자연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몇 시간 사이에 3개주를 거쳤다.

Zion Canyon(시온 캐년)에 가까이 오자 거룩한 진입로를 상징하느라 붉은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다.

웅장하고 위엄 있는 자연 경관이다.

돌들이 마치 빈대떡 모양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심취되다 보면 또 굽이굽이 구부려져있는 기기묘묘한 경관이 새롭게 펼쳐진다.

274ha의 국립공원, 마치 스크린에 펼쳐지는 영화의 장면들을 연상시키듯 새로운 경관들이 끊임없이 스쳐간다.

오래 전 인디언들이 정착했다가 백인들에게 빼앗긴 이후 바람이 불면 곡성을 낸다는 전설이 담긴 쌍둥이 바위기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자연이 이렇게 웅장하여도 인간이 없으면 찬양이 없다.

사람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게 하신 그 은혜를 어찌 감사하지 않으랴!

 

 

 

환락과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매년 찾아드는 관광객이 1,300만이다.

누구든지 그곳을 찾는 사람은 환락과 도박의 유혹 앞에 빠져들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호텔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까지 여행사와 손을 잡고 손님 유치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다른 곳에서는 불법으로 금지된 행위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합법으로 허용되고 있는 것이 호기심을 더 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곳은 사막 위에 건설된 도시로서, 후버댐과 광산촌을 개발할 때 노동자들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박을 허용한 것이 오늘에는 도박의 도시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누구든지 도박만 하면 서비스는 그만이고, 마음껏 즐기고, 마음껏 낭비하도록 시설들을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호텔 입구에서 터널을 이루고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자동적으로 도박장에 내리게 되어 있다.

어떤 이는 처음 조금 딴 것에 재미가 들려 여행 경비까지 몽땅 털어 넣고는 호텔측에서 여비를 제공해 주어 돌아가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질은 쓰게 마련이라 하지만 그래도 분수를 알아야지.

 

사막의 신기루

 

서구인의 민속촌인 은광촌(옛날 은을 캐낸 광산촌)을 둘러보고 LA를 향해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사막 한 가운데 푸른 호수가 나타났다.

선명한 물체에 그림자까지도 비쳐 보이는 그 호수는 사막의 신기루다.

한참을 달려도 호수는 그대로 있고...

개척자들이 이 신기루에 속아 열심히 물을 찾다가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오늘도 세상 향락의 신기루에 빠져들고 있는 군중들. 환락과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밤이면 천사들이 춤추며 노래하는 연회장 같지만 해가 뜨고 낮이 되면 적막 속에 허무만이 감도는 곳.

그것이 바로 사막의 신기루는 아닐까?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신기루가 아니다.

그곳에는 영원한 은혜와 사랑이 넘친다.

천국에는 헐벗고 주리지도 아니하며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는 생수가 넘치는데 사람들이 이를 모르니 어찌 가련하지 아니하랴.

 

거리의 나사로

 

어느 나라에도 비길 수 없는 최대의 풍요를 누리는 나라에 나사로가 많음은 어찜일까?

제도적으로 불공평한 대우를 하여서도 아니리라.

신호등을 기다리는 차도에까지 도움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외형으로 보아서는 멀쩡한 자들인데 정신이 병들어 있다.

남에게 손을 펴서 구걸하기보다는 땀 흘려 수고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떳떳하고 자랑스러운데.

그러나 못 죽어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이라면 공자의 교훈인들 귀에 들어올까?

나사로도 영어 발음이 좋은데 우리나라에 와서 영어 선생 했으면...”

 

하나님의 은혜

 

은혜로우신 하나님은 오늘에도 루디아를 두셨다.

이국 땅 미국에서 친히 손과 발이 되어주면서도 눈물로 감사한다.

내가 어떻게 하나님의 사람을 모시고 다닐 수 있겠는가 하고...

주님의 사랑은 귀하고도 크셔라.

마침 인사차 들린 선배 목사님 교회에서 뜻밖의 설교 부탁을 받았다.

전혀 준비가 없었는지라 진땀을 뽑으며 그러나 열심히 전했다.

은혜를 사모하는 영혼들은 어디에나 마찬가지다.

영혼의 양식은 떡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생은 육신에 치우쳐 만족할 수 없다.

오로지 은혜와 진리로 채워야 한다.

비록 허기지고 병든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새 길은 펼쳐지리니.

 

애국자

 

해외에 나오면 모두가 애국자?

어쩌다가 거리에서 국산 자동차를 보면 그렇게도 반갑고 TV에 나오는 광고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백인들은 일제차를 많이 선호하는데 비해 유색인들이 우리 제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본차에 비해 우리차가 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입맛이 씁쓸하다.

우리 상품이 국제 시장에서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Made in Korea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작게만 느껴지는 자신의 모습

 

어디를 보아도 광활한 지평선, 시원스레 뻗어나간 Free Way.

사방팔방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우리의 실정과는 너무도 대조를 이룬다.

이제 여행 일정이 다 가고 귀국길에 들어섰다.

그동안 전형적인 동양의 사고의식에 많은 도전과 일깨움이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볼 때는 지구 위에 내가 있는데 육지에 내려면 한없이 자신이 작아만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무리 가슴을 펴고 시야를 넓게 하여도 마찬가지다.

진실한 나, 나다운 나는 어떤 모습일까?

그러나 이 모습 이대로 영접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그 뜻에 합당한 사람 되기 소원한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젊은 부부

 

선진화된 사회라 해도 백인에 비해 우리에게는 여전히 불리한 여건들이 한 둘이 아니다.

미국에서 우리 교민들이 뿌리를 내린 역사는 지극히 짧다.

1960년대 이 후부터 본격적인 이민이 시작되어 지금은 LA에만 5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생존 경쟁에서 뒤지면 살아남을 길이 없다.

이제는 우리 교민이 경영하는 업체에도 외국인이 고용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마침 이번 여행을 통하여 알게 된 가정이다.

그들은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성실하고 근면하게 진리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들이다.

수넴 여인이 엘리사에게 하듯 정성이 지극하다.

마음에 감동을 받아 마음껏 주의 이름으로 복을 빌었다.

모두가 자기 삶에 충실히 하면 평화로운 사회가 이루어지리라.

 

인생 노정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파른 노정에서 고달프게 살다가 끝나는 인생.

밖에서 지치면 안에서 쉬고 싶고, 안에서 힘이 들면 밖에서 쉴 곳 찾으니 과연 진정한 안식은 어디에 있을까?

누가 여행은 피곤해지기 위해서라던가?

짐을 지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먼 길 외로울까 찾아드는 여독, 누가 반겨주지 않아도 물러갈 줄 모르니.

영적 여정도 마찬가지이리라.

피곤하고 고달프다고, 또 가는 길이 멀다고 포기 할 수는 없다.

감사한 일은 우리 앞에 있는 영광의 소망 곧 하나님의 나라이다.

그 소망은 퇴색되지도, 없어지지도 않는 영원한 것이며 언제나 피곤하고 지친 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살려준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 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40:31).

 

미국에서 온 편지

 

사모님께

그간 안녕하셨어요. 목사님께서도 안녕하시겠지요.

한국의 날씨는 무척 더운 날이죠. 교회의 많은 행사들이 은혜 가운데 하나하나씩 마무리 지어지고 또 다시 새롭게 단장되어질 시기가 아닌지요. 주일학교, 여름성경학교, 학생들의 수양회 등 많은 행사로 분주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모님과 여러 성도들의 기도로 잘 치르시고 더욱 새로운 계획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계시겠지요. 이곳에 오니 우리나라에서의 신앙생활의 소중함과, 시간을 쪼개어 교회에 봉사했던 일들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그때에는 토요일과 주일은 항상 바쁜 날이었고 제 시간이 없었으나 이곳에서는 너무도 한가합니다. 무엇보다 교회생활의 그리움이 제일 크답니다. 지금은 기도생활이나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몇일 전에는 작은 어머니와 저희 내외가 교회 수양관을 다녀왔어요. 노건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 기도 시간은 많지 못했으나 말씀 시간이 많아 도움이 되고 힘이 솟았습니다. 오는 길에는 인근에 있는 작은 폭포를 보기 위해 산을 오르기도 했어요. 작은 어머니는 기도 시간이 적어 안타까워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곧 우리나라에 가시니 많은 시간 기도하실 수 있으시겠죠.

저는 이제 작은 엄마가 떠나시면 더욱 적적할 거예요. 여기 계시는 동안 너무도 많은 수고를 하셨는데 그래도 작은 엄마가 계시는 동안 목사님과 사모님을 뵙게 되어 하나님 앞에 감사를 드립니다. 교회를 오랫동안 다니고 봉사활동도 했지만 목사님과 사모님을 가까이 뵙기가 어려웠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친근하게 대해 주셨고 많은 정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두 분의 소탈하신 모습, 친근하고 잔잔히 흐르는 사랑, 언제나 기억할 것입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이 떠나시고 저희 내외에게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새로운 생명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무척 감사한 일이지요. 더구나 주님의 종이신 목사님 내외분이 다녀가시고 좋은 소식이 있었으니 그 무엇보다 큰 은혜가 아닐런지요. 기도 많이 하시는 사모님께서 생각날 때에 조금씩 기도해 주세요. 물론 기도할 일이 많으신 사모님이시지만 이렇게 염치없이 부탁드립니다.

참 인사가 늦었습니다. 건강 상태가 안 좋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떠신지요. 저는 지금 직장을 그만 두고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작은엄마, 노건이, 저희 내외 온 가족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모님의 염려 덕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루 감사드립니다. 이제 서울 가면 작은 집 외에 또 방문할 곳이 생기게 되어 기쁠 따름입니다. 이곳에 오시면 아무 부담 갖지 마시고 내 집이라 생각하시어 당당하게 벨을 울려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그럼 다시 소식 드리기로 하고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라면서 주님의 크신 은총이 목사님과 사모님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샬롬미국에서 지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