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과 성만찬
유월절과 성만찬
고전 11:23-34(마 26:17-29)
“무교절의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유월절 음식 잡수실 것을 우리가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이르시되 성안 아무에게 가서 이르되 선생님 말씀이 내 때가 가까왔으니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네 집에서 지키겠다 하시더라 하라 하시니 제자들이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였더라”(마26:17-19).
무교절 곧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맥추절, 수장절과 함께 매년 지키라 명하신 삼대 절기입니다. 다른 절기와 달리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해방 받은 그날을 기념하여 누룩을 넣지 않은 떡과 쓴 나물을 먹고 또 양을 잡아 칠일 동안 축제의 절기로 지켰던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는 유월절 절기를 위해 쓴 나물과 누룩을 넣지 않은 떡을 준비하였는지 알 수 없으나 그 자리에는 주님의 희생을 뜻하는 떡과 포도주를 나누었습니다. 기억할 것은 실체와 그림자의 차이입니다. 율법에 따르는 모든 의식은 그리스도에 대한 상징적인 진리를 증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율법은 장차 올 좋은 일의 그림자일 뿐이요 참 형상이 아니므로 해마다 늘 드리는 같은 제사로는 나아오는 자들을 언제나 온전하게 할 수 없느니라”(히10:1)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의식에서든지 그리스도가 계시지 않는 의식은 형식에 그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 유월절 양으로 오신 주님
누구든지 세상에 태어나면 죽음의 운명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9:27) 하였습니다.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이 죽음은 병을 다스리는 의사에게도 찾아오고, 돈이 많은 부자나 운동선수에게도, 또 권력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찾아옵니다. 이렇게 불가피한 것이 죽음인데 사람이 사는 날 동안은 생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떤 사형수의 이야기입니다. 형장으로 끌려가다가 계단에서 넘어졌는데 일어나며 하는 말 “자칫했으면 죽을 뻔했다!”
이렇게 생명은 귀중합니다. 유대인들이 말하는 의인의 이야기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쉰들러는 나치가 점령한 2차 대전 당시 독일인으로서 일천 이백 명의 유대인을 살려낸 사람입니다. 그는 부인 에밀리와 함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 일천 명을 독일군 무기 제작공장에서 일시키겠다는 명분으로 빼돌려 좋은 숙소와 영양가 높은 음식을 제공했습니다. 그렇게 하기까지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을 쏟아 부었고 또 목숨이 위태로운 고비도 넘겼습니다. 그 후 독일군이 연합군에게 밀리자 나치는 그 일천 명을 아우슈비츠로 돌려보내 가스실에서 학살하려 했지만 쉰들러 부부는 무기 공장에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구실로 오히려 죽음을 기다리는 유대인 이백 명을 더 빼내어 보호하다가 1945년 소련군의 진주와 함께 전원을 도망시켜 살려내었다고 합니다. 어떤 자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데 이렇게 생명을 살려내는 일을 했으니 의로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살아난 생명은 완전한 구원이 아니라 수명을 얼마동안 연장시켰을 뿐입니다.
내게 닥칠 죽음이 언제일지, 또 어떻게 그 날을 맞게 될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날을 대비해야 합니다.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한 자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느니라”(전7:4) 하였습니다.
다만 동일한 죽음일지라도 오늘의 삶의 모습에 따라서 영원한 어둠에 떨어질 자가 있고, 빛으로 남을 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천 년 전 골고다 언덕에 세워진 세 개의 십자가가 인류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1)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사53:5).
2) 구원 받은 죽음
사람이 사는 동안 가장 중요한 순간은 임종을 맞을 때입니다. 숨질 때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또 죽을 때에 구원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골고다에는 세 십자가가 있었습니다. 가운데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요. 양편에는 강도의 십자가입니다. 우편 강도는 죽는 순간에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구원을 받았습니다.
3) 불행한 죽음
좌편 강도는 주님께서 피 흘리실 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도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리스도의 대속을 믿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죽어 가는 순간에도 주님을 희롱하므로 구원 받을 기회를 영원히 잃고 말았습니다. 그리스도와 무관한 삶을 살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어떠한 경우도 그리스도 없는 삶은 무의미하고, 그리스도 없는 죽음은 소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14:8). 이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시기 바랍니다.
2. 배신자와 나눈 성찬
“저물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앉으셨더니 그들이 먹을 때에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하시니 그들이 몹시 근심하여 각각 여짜오되 주여 나는 아니지요 대답하여 이르시되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그가 나를 팔리라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예수를 파는 유다가 대답하여 이르되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 대답하시되 네가 말하였도다 하시니라”(마26:20-25)
유다는 이미 양심에 화인을 맞았으므로 어떠한 가책도, 죄의식도 없었습니다. 주님의 말씀대로 자기가 하는 것을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은 마귀의 화인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마귀에 대해 구원을 말씀하지 않은 것과 같이 가룟 유다에 대해서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배신자에게는 주님의 살과 피를 나누는 그 성찬이 어떠한 의미나 효험도 없으며 심령의 변화도 일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3. 성찬의 참된 의미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26:26-28).
‘먹으라’ ‘마시라’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눠 주신 이 성찬은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배불린 육신의 양식과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찬은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믿음으로 나누는 영적인 양식입니다. 또 성찬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진리요 입으로 먹을 수 있는 은혜의 양식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대속의 은총을 성찬을 통해 받게 되므로 이 성찬에 참여하는 자가 복이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요6:35).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요6:53-55).
이 성찬을 통해 나는 주 안에 거하고 그리스도께서는 내 안에 거하게 됨을 믿으셔야 합니다. 이는 성찬을 통해 내가 세상에 있으면서도 영적인 삶을 누리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이 뜻 깊은 성찬이 의식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성찬을 통해 배불리기를 바라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자는 그리스도의 희생을 욕되게 하는 자들입니다.
“너희가 먹고 마실 집이 없느냐 너희가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빈궁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무슨 말을 하랴 너희를 칭찬하랴 이것으로 칭찬하지 않노라”(고전11:22).
“그런즉 내 형제들아 먹으러 모일 때에 서로 기다리라 만일 누구든지 시장하거든 집에서 먹을지니 이는 너희의 모임이 판단 받는 모임이 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고전11:33-34).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일로 주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를 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고전11:28-29).
우리 모두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마땅한지 알아서 주님의 뜻을 이룩하고 영원한 영광에 이르기를 기원합니다. 아 멘